호르호르 골동품 상가와 아크사라이의 이국적인 맛집을 잇는 도보 경로
반짝이는 조명과 똑같은 모양의 기념품들로 가득한 그랜드 바자르의 소란스러움을 뒤로하고, 저는 가끔 아크사라이(Aksaray)의 좁은 골목으로 숨어듭니다. 지난주 화요일 오전 11시쯤이었을 겁니다. 호르호르 골동품 상가(Horhor Antikacılar Çarşısı)의 묵직한 철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코끝을 스치는 오래된 가구의 나무 향과 마른 먼지 냄새가 저를 반겼습니다. 7층 높이의 이 거대한 미로 속에서는 100년 전 어느 오스만 저택의 거실에 걸려 있었을 법한 묵직한 청동 거울이 2,500리라(약 50유로)라는 믿기지 않는 가격에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더군요.
이곳은 관광객을 위해 정제된 쇼케이스가 아닙니다. 이스탄불의 진짜 역사가 해체되고 다시 모이는 거대한 창고에 가깝습니다. 물론 낡은 건물 특성상 엘리베이터가 예고 없이 멈추거나 복도가 비좁아 길을 잃기 십상이지만, 4층 구석 단골 가게 ‘무스타파 아저씨’네 방석에 앉아 주인장이 건네는 진한 차 한 잔을 얻어 마시다 보면 그 불편함조차 이 도시의 일부로 느껴집니다. 호르호르에서 세월의 흔적을 충분히 탐닉했다면, 이제는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아크사라이의 거친 생동감 속으로 뛰어들 차례입니다. 화려한 인테리어는 없어도 시리아와 아나톨리아 동남부의 강렬한 향신료 향이 코를 찌르는 이곳의 식당들은 이스탄불이 왜 ‘문화의 용광로’인지를 미각으로 증명해 줍니다.
호르호르 골동품 상가: 7층 건물의 미로 속으로
호르호르(Horhor Antikacılar Çarşısı)는 단순한 쇼핑몰이 아니라, 이스탄불의 영혼이 깃든 물건들이 층층이 쌓여 있는 거대한 타임캡슐입니다. 200개가 넘는 상점이 7층 건물 안에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처음 방문하는 분들은 그 압도적인 규모에 길을 잃기 십상입니다. 이곳은 세련된 갤러리라기보다는 보물창고에 가까우며, 먼지 쌓인 구석에서 진짜 보물을 찾아내는 안목이 필요한 곳입니다.

지난달 목요일 오후 2시경, 4층 구석 매대의 좁은 틈 사이에서 뽀얗게 먼지가 앉은 오스만 양식의 청동 램프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주인은 처음에 3,200 TL를 불렀지만, 제가 주머니에서 미리 준비한 2,500 TL 현금을 보여주며 웃어 보이자 5분도 안 되어 거래가 성사되었습니다. 이처럼 호르호르에서의 쇼핑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행위가 아니라, 현지인과 교감하며 가격을 조율하는 일종의 의식과도 같습니다.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은 자칫 가격 협상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나, 보스포루스의 푸른 물결을 따라 걷는 루멜리 히사르와 베베크 산책길을 즐기듯 여유로운 마음으로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어 보시기 바랍니다.
건물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계단이 가파르기 때문에, 무턱대고 걷기 시작하면 3층도 못 가서 체력이 바닥납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오른편에 있는 엘리베이터 위치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가장 위층인 7층으로 올라간 뒤, 한 층씩 내려오며 구경하는 것이 무릎을 보호하고 효율적으로 둘러볼 수 있는 저만의 노하우입니다.
효율적인 탐색을 위한 층별 가이드
- 지하 및 1층 (대형 가구): 오스만 제국 시대의 육중한 나무 옷장이나 화려한 조각이 새겨진 거울 등 부피가 큰 가구들이 주를 이룹니다.
- 2층 및 3층 (유럽 빈티지): 과거 프랑스나 영국에서 건너온 크리스털 잔, 화려한 도자기 인형 등 유럽풍 골동품이 많아 여성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 4층 (오스만 금속 공예): 제가 가장 추천하는 층으로, 청동 램프, 은제 식기, 정교한 향로 등 이스탄불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소품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 5층 및 6층 (수집가 전용): 오래된 우표, 흑백 사진, 낡은 시계 부품 등 특정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수집가들을 위한 상점들이 숨어 있습니다.
- 7층 (복원 작업실): 실제 골동품을 수리하고 칠하는 장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코를 찌르는 나무 향과 니스 냄새가 이 공간의 역사를 증명합니다.
Baran’s Insider Tip: 호르호르는 일요일에 문을 닫는 상점이 많습니다. 가급적 토요일 오전에 방문하는 것이 가장 활기찬 시장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비결입니다.

호르호르에서 보물을 찾는 방법과 주의사항
호르호르 골동품 상가는 준비 없이 발을 들였다가는 미로 같은 복도에서 시간만 허비하거나, 정작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고도 국경을 넘지 못하는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15년 넘게 이곳을 드나든 제 경험상, 이곳은 단순한 쇼핑몰이 아니라 고도의 심리전과 행정적 절차가 공존하는 전장과도 같습니다. 기억해야 할 사실은 터키의 엄격한 문화재 반출법입니다. 제작된 지 100년이 넘은 물건은 국가 자산으로 간주되어 해외 반출이 엄격히 금지됩니다. “설마 걸리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은 공항 세관에서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니, 반드시 숍 주인에게 연대 확인을 요청하고 반출 가능한 물건임을 증명하는 영수증이나 확인서를 받아야 합니다.
현금 결제와 환율의 기술
이곳의 상인들은 카드 수수료와 세금 문제로 인해 현금을 압도적으로 선호합니다. 제가 단골 손님들과 방문할 때 항상 드리는 팁은 터키 리라(TL) 현금을 챙기라는 것입니다. 달러나 유로도 받지만, 현재 환율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계산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리라화 현금을 제시하면 가격 협상력이 훨씬 높아집니다. 실제로 지난주 제가 눈여겨본 1960년대 빈티지 놋쇠 촛대가 2,250리라(약 50달러)였는데, 리라화 현금을 내미니 별다른 실랑이 없이 15%를 깎아 1,900리라에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고가의 가구라면 이 차이는 훨씬 커지니 반드시 현금을 준비하세요.
국제 배송, 지하 1층이 답이다
부피가 큰 가구나 파손 위험이 있는 도자기를 구입했다면 직접 들고 가는 수고를 하지 마세요. 호르호르 **지하 1층(Bodrum Kat)**에는 골동품 운송을 전문으로 하는 물류 업체들이 모여 있습니다. 일반 택배사보다 비싸지만, 이들은 골동품 포장법(Knock-down packing)에 능숙하고 복잡한 통관 서류를 대신 처리해 줍니다. 배송비가 물건값보다 비싸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깨진 도자기 파편을 한국에서 마주하고 싶지 않다면 이곳 전문가들의 손길을 빌리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안입니다.
호르호르에서 안전하게 쇼핑하는 단계별 가이드
- 물건의 연대를 가장 먼저 확인하세요. 100년 이상 된 진품 골동품은 반출이 불가능하므로, 육안으로 확인이 어렵다면 반드시 판매자에게 “수출 가능한 물건인가?”를 확답받아야 합니다.
- 리라화 현금(TL)으로 가격을 협상하세요. “나킷(Nakit, 현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가격을 물어보면 카드 결제 시보다 보통 10~15% 낮은 가격을 제시받을 수 있습니다.
- 공식 영수증과 ‘반출 가능 확인서’를 요청하세요. 세관 통과 시 증빙 자료가 필요하므로, 상점의 직인이 찍힌 서류를 챙기는 것은 필수입니다.
- 배송이 필요하다면 지하 1층 물류 센터로 이동하세요. 물건을 산 숍에서 소개하는 업체도 좋지만, 직접 지하에 내려가 두세 곳의 견적과 포장 상태를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구매한 물건과 상점 명함을 함께 사진 찍어두세요. 배송 사고가 발생하거나 나중에 추가 문의가 생길 때를 대비해 물건의 상세 상태와 상점 연락처를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아크사라이로 가는 길: 이스탄불의 가장 이국적인 얼굴
호르호르 골동품 상가의 정문을 나와 완만한 내리막길을 따라 10분만 걸으면, 이스탄불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때로는 거친 에너지가 넘치는 아크사라이 광장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세련된 니샨타시나 고즈넉한 술탄아흐메트와는 전혀 다른, ‘삶의 현장’ 그 자체인 이스탄불의 민낯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호르호르에서 광장까지의 짧지만 강렬한 경로
호르호르에서 아크사라이 광장 방향으로 걷다 보면 풍경이 급격하게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난 화요일 오후 3시경 이 길을 지날 때, 저는 시리아산 향신료 냄새와 터키식 찻잔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구석구석에서 들려오는 아랍어와 러시아어 대화 소리에 잠시 이곳이 어느 나라인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아크사라이는 이스탄불의 거대한 물류 허브이자 이민자들의 삶이 녹아 있는 곳이라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할 수 있습니다. 안전하게 걷는 요령은 간단합니다. 가방을 몸 앞쪽으로 매고, 지도를 보느라 멈춰 서기보다는 흐름에 몸을 맡기며 걸으세요. 만약 주변 분위기가 너무 낯설게 느껴진다면, 광장 중앙의 경찰 초소 근처나 트램 라인이 있는 큰 길가 위주로 이동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페르테브니얄 발리데 술탄 자미의 압도적인 미감
광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 것은 도로 한복판에 우뚝 솟은 **페르테브니얄 발리데 술탄 자미(Pertevniyal Valide Sultan Camii)**입니다. 오스만 제국의 술탄 압둘라지즈가 그의 어머니를 위해 지은 이 사원은 전통적인 오스만 양식에 고딕, 르네상스, 로코코 양식이 뒤섞인 ‘절충주의’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오후 2시 15분, 페르테브니얄 자미에 들어가려다 반바지 차림임을 깨닫고 당황했습니다. 결국 입구 옆 작은 가판대에서 80리라를 주고 급히 스카프를 사서 허리에 둘러야 했죠. 계획에 없던 지출이었지만 덕분에 화려한 푸른색 돔을 20분 동안 넋 놓고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사원의 기품 있는 위용을 충분히 느꼈다면, 이후 일정으로 카디쾨이 벽화 골목과 레코드숍을 잇는 아시아 지구 도보 경로와 방문 팁을 참고해 아시아 지구로 넘어가 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이곳은 화려한 관광지라기보다 현지인들이 진심으로 기도를 올리는 삶의 터전입니다. 잠시 사원 안뜰에 앉아 있으면, 바로 옆 도로의 극심한 교통 체증과 사원 내부의 정적이 대비되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아크사라이의 미식 탐험: 시이르트와 동부 아나톨리아의 맛
아크사라이는 이스탄불에서 가장 투박하지만, 가장 정직한 맛을 품고 있는 동네입니다. 세련된 인테리어나 화려한 조명보다는 수십 년간 이어온 칼맛과 화덕의 열기를 쫓는 미식가라면 이곳 **‘Siirt Şeref Büryan’**을 절대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터키 동부 시이르트(Siirt) 지방의 식문화를 이스탄불 한복판에 옮겨놓은 작은 영토와도 같습니다.
15년 단골이 전하는 ‘진짜’ 케밥의 미학
제가 처음 이곳을 방문했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게 입구에서 풍기는 고소한 양고기 냄새는 여전합니다. 이 집의 주인공인 **뷰리얀 케밥(Büryan Kebab)**은 깊이 2~3미터에 달하는 특수 화덕(우물 형태)에 양고기를 통째로 매달아 참나무 숯으로 구워냅니다. 기름기는 쏙 빠지고 육즙만 가득 머금은 고기를 갓 구운 빵(Pide) 위에 얹어 내오는데,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식감은 여느 케밥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함께 곁들여야 할 필수 메뉴는 **페르데 필라브(Perde Pilav)**입니다. ‘커튼 밥’이라는 뜻의 이 요리는 닭고기, 견과류, 향신료를 넣은 볶음밥을 얇은 반죽으로 감싸 오븐에 구워낸 요리입니다. 고소한 아몬드와 달콤한 커런트가 톡톡 터지며 양고기의 묵직한 맛을 완벽하게 잡아줍니다. 보통 2인 기준으로 뷰리얀 2인분과 페르데 필라브 하나, 음료를 곁들이면 약 800 TL (16 EUR) 정도면 충분합니다.
지난주 오후 1시쯤 방문했을 때도 여전히 근처 상인들과 현지인들로 북적였지만, 회전율이 빨라 10분 정도 대기 후 바로 앉을 수 있었습니다. 화려한 서비스를 기대하기보다는, 대대손손 내려오는 장인의 손맛을 경험한다는 마음으로 방문하시길 권합니다.

아크사라이 미식 가이드 요약
| 메뉴 (Menu) | 특징 (Characteristics) | 추천 포인트 (Recommendation) | 예상 가격 (2인 기준) |
|---|---|---|---|
| 뷰리얀 케밥 | 참나무 숯 화덕에서 장시간 구운 양고기 | 극강의 부드러움과 숯불 향 | 약 500-600 TL |
| 페르데 필라브 | 아몬드와 닭고기가 들어간 페이스트리 밥 | 고소하고 바삭한 식감의 조화 | 약 200 TL |
| 아이란 (Ayran) | 직접 만든 수제 요거트 음료 | 양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필수템 | 약 50 TL |
| 정통 디저트 | 시이르트 스타일의 견과류 디저트 | 식후 강렬한 단맛의 마무리 | 서비스 또는 소액 추가 |
투어 마무리 및 대중교통 이용 팁
아크사라이(Aksaray)에서의 일정은 반드시 오후 4시 이전에 마무리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이 시간이 지나면 퇴근길 인파와 인근 도매 상가의 물류 트럭이 뒤엉켜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고, 지하철역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기 때문입니다. 제가 예전에 오후 5시쯤 이곳에서 택시를 탔다가 불과 500m를 이동하는 데 40분을 버린 뒤로는, 손님들에게 항상 “아크사라이에서는 무조건 레일 시스템만 믿으라”고 조언합니다.
아크사라이 역의 구조와 환승 전략
아크사라이는 교통의 요지이지만, 초행길에는 다소 복잡할 수 있습니다. **M1 메트로 라인(Aksaray 역)**은 오토가르(Bus Terminal)나 아타튀르크 공항 방향으로 연결되며, **T1 트램 라인(Aksaray 역)**은 술탄아흐메트나 에미뇌뉘 같은 구시가지 중심으로 향합니다. 중요한 점은 두 역이 지하로 연결되어 있지 않고 지상으로 약 300m 정도 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짐이 많다면 이 짧은 도보 이동도 번거로울 수 있으니 이스탄불 대중교통 완벽 가이드를 미리 숙지하여 동선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스탄불카르 충전 시, 100 TL(약 2 EUR) 정도를 미리 충전해두면 번거로운 줄서기를 피할 수 있습니다.
아시아 지구로 이동할 때의 꿀팁
카디쾨이나 위스퀴다르 같은 아시아 지구로 넘어가고 싶다면 아크사라이 역에서 헤매지 말고, 도보로 약 10~12분 거리인 예니카프(Yenikapı) 역으로 이동하세요. 이곳은 마르마라이(Marmaray)와 M2 메트로가 교차하는 허브입니다. 아크사라이 대로의 혼잡함을 뚫고 버스를 타는 것보다, 조금 걷더라도 예니카프에서 마르마라이를 타는 것이 최소 30분 이상의 시간을 아껴줍니다. 역 주변이 조금 어수선해 보일 수 있으나, 낮 시간에는 유동 인구가 많아 이동에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아크사라이 교통 및 투어 FAQ
아크사라이 역 주변은 밤늦게 다녀도 안전한가요?
아크사라이는 유동 인구가 매우 많은 상업 지구라 저녁까지는 활기차지만, 골목 안쪽은 밤 9시 이후 다소 어두울 수 있습니다. 큰 대로변을 따라 이동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너무 늦은 시간에 인적이 드문 호르호르 인근 골목을 혼자 걷는 것은 피하시길 권합니다.
M1 메트로와 T1 트램 역이 다른데 어떻게 찾나요?
두 역은 별개의 건물과 승강장을 사용합니다. 지상으로 나와서 이정표를 잘 살펴야 합니다. M1 역은 지하에 있고, T1 역은 지상 도로 한복판에 섬처럼 위치해 있습니다. 길을 잃었다면 주변 상인에게 “트램바이(Tramvay)?” 혹은 “메트로(Metro)?”라고만 물어도 아주 친절하게 방향을 가리켜 줄 것입니다.
아크사라이에서 택시를 잡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까요?
결론을 말씀드리면, 오후 3시 이후에는 절대 비추천입니다. 아크사라이 광장 주변은 이스탄불에서도 정체가 가장 심한 구간 중 하나입니다. 택시 기사들도 이 지역으로 들어오는 것을 꺼리거나 과도한 요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짐이 아주 많지 않다면 예니카프 역이나 아크사라이 역까지 걸어가서 레일 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정신 건강과 지갑에 훨씬 이롭습니다.
마무리하며
호르호르의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에서 맡았던 오래된 종이 냄새가 채 가시기도 전에, 아크사라이 거리에 들어서면 진한 양고기 기름 냄새와 사람들의 활기가 온몸을 감쌉니다. 제가 이 코스를 유독 아끼는 이유는 이스탄불이 가진 ‘시간의 층위’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추억이 깃든 골동품들 사이를 헤매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식탁에 합류하는 경험은 세련된 쇼핑몰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이 도시만의 진짜 얼굴입니다.
아크사라이 거리가 다소 거칠고 복잡해 보여 처음에는 뒷걸음질 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겁먹지 마세요. 메트로 역 근처의 ‘하스 크랄 소프라으(Has Kral Sofrası)’ 같은 곳에 앉아 750리라(15유로) 남짓한 하타이식 케밥을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이곳의 무질서함은 이내 역동적인 생명력으로 다가올 겁니다.
화려한 술탄아흐메트의 엽서 같은 풍경도 좋지만, 가끔은 이런 불친절하면서도 다정한 이스탄불의 속살이 그립습니다. 지난주 호르호르 3층 구석진 매장에서 운 좋게 발견한 100리라(2유로)짜리 낡은 은제 티스푼 하나를 주머니에 넣고, 북적이는 아크사라이의 카페에서 진한 터키식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해 보세요. 박물관 유리창 너머의 역사가 아니라, 손끝과 입술로 전해지는 진짜 이스탄불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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